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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정월대보름 오곡밥과 세시풍속

by 내_화분🌻새싹🌱쑥쑥♧🍀 2023. 1. 24.


오곡밥으로는 찹쌀, 차조, 찰수수, 검정콩, 붉은팥등 다섯 가지 곡식을 섞어먹는데
여기에 밤, 대추, 곶감을 넣고 소금을 약간 넣어 찰밥을 지어먹던 생각이 납니다.
지금생각하면 각종 영양소가 고루 들어간 영양찰밥으로 웰빙음식인 것 같습니다.

땅콩 호두 사진
땅콩 호두 사진


가을에 말려놨던 각종나물을 삶아 우려서 무치거나 볶아먹었답니다.
1년 동안 힘내서 일하려면 많이 먹으라던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 보리밥을 큰 양푼에다 담아서 숟가락을 식구숫자에 맞게 꽂아서 안방윗목에 놓고
무를 넣은 고등어조림,
호박곶이 와 두부를 넣고 짜글짜글 끓인 돼지고기찌개를 만들어놓고
고사리나물, 시래기 볶은 나물 아주까리잎 무침, 콩나물과 무채로 만든 국물이 자작한 콩나물 무채나물 산나물 말려놓은 것 등등
집에서 만든 살얼음이 꽝꽝 얼어 얼음을 깨고 떠먹었던 속까지 시원한 식혜 한 사발
귀밝이술
검은 나물을 먹어야 좋다고 말려놓았던 각종 나물이 총출동하는?
부럼으로 호두, 밤, 땅콩을 처음 깨문 것은 밖으로 던지면서 '부럼이요'라고 외치면 그해 피부병이 생기지 않는다고...
여러 가지 준비하느라 어머니가 제일 바빴던 명절인 것 같습니다.

 

호박곶이, 고구마줄기 말린것 가지나물
호박곶이, 고구마줄기 말린것, 가지나물

 

놀이로는
더위 팔기, 윷놀이, 그림자밟기놀이
대보름 전날엔 온 집안에 호롱불을 켜서 불을 밝혀놓고 일찍 자면 머리카락이 쉬어진다고 졸린 눈을 비비며 잠을 쫓던 기억도 식구들과 둘러앉아 윷놀이로 웃음꽃이 피던 정겨운 풍경

대보름날엔 누가 밖에서 부르면 대답하지 말라고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왜냐면 '누구야 내 더위 사가'하면 그해 더위를 먹는다고 어머니가 보름엔 누가 부르면 대답하면 안 된다고..
아침을 오곡밥과 각종나물, 무침, 조림등으로 든든히 먹은 동네어른들은 마을회관 앞에서 윷놀이가 시작되 '윷이야' 하고 떠들썩하고 아이들은 옆에서 음식을 얻어먹고...

저녁을 먹고 둥근달이 머리 위로 떠오르면
마당에 나가 달님께 3번 절하고 소원을 빌면 들어주신다고 꼭 빌었던 기억이 납니다.
밤엔 친구들과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깨강정, 콩강정, 떡국떡튀밥, 쌀튀밥, 찰밥을 얻으러 다니고
개구쟁이 남자애들은 각설이타령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여자애들은 들떠서 같이 뛰어다녔던
집집마다 음식을 준비해 놨다 애들이 오면 넉넉하게 주시곤 했답니다.
얻어온 음식들을 친구집에 둘러앉아 맛있게 먹고 재잘거리던... 재미난 추억이 그립습니다.

동네입구다리에서 깨금발로 뛰면 다리가 튼튼하다고 힘들어도 깨금발을 뛰며 즐거워했던 정겹던 풍속들!!

조금 큰 오빠들은 줄로 매단 깡통에 불을 붙여 빙빙 돌리며 논바닥에서 불놀이하다
집에서 멀리 가서 하라고 불나면 큰일 난다고 어른들께 혼나기도...

어쩌면 설날에 예의를 갖추고 어른들께 세배를 드렸다면
대보름에는 정겹게 마을전체가 한껏 들떠서 먹을거리도 풍족한 즐겁고 재밌게 놀던 축제였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우리 세대가 지나가면 이 정겨운 추억들이 책장 속에서만 읽힌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씁쓸합니다.
정월대보름이 다가오니 옛 추억을 생각하며 글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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