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능력, 근력 제로 몸치인 제가 필라테스를 일대일로 10개월 정도 다녔는데요. 어떠한 변화가 있었을까요? 필라테스를 다니며 제가 느꼈던 긍정적 효과가 무엇이었으며, 효과가 없거나 단점이라고 느꼈던 부분이 무엇이었는지 솔직한 후기 말씀드리겠습니다.
필라테스로 개선된 긍정적 효과
본인의 몸에 대해 아주 구체적으로 알게 된다.
가장 먼저 필라테스 센터에 가게 되면 몸 상태를 점검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긴 봉으로 현재 어깨 높이가 어떤지, 목은 얼마나 나왔고, 골반의 좌우 높이가 다른지, 다리 길이는 어떤지, 허리가 과하게 꺾여있는지 등에 대해서 말이죠. 제 몸 컨디션이 좋을 거라고 예상치는 못했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균형이 안 맞는 부분이 많은지 몰랐습니다.
처음에 사실은 비싸서 그룹운동으로 가려했으나, 이 몸상태로 바로 그룹수업으로 가게 되면 부상의 위험이 있다고 권유받아 일대일 PT부터 시작을 했는데요.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몸의 균형이 안 맞는 사람일수록 운동을 제대로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자세가 곧아집니다.
사무직에 늘 앉아서 일하고, 고개 숙이고 스마트폰도 많이 하다 보니 거북목과 굽은 어깨가 당연했는데요. 확실히 필라테스를 하면서 등근육을 잡아주는 운동과 어깨 교정 운동을 자연스럽게 하다 보니 어깨가 펴지고 목이 들어갔습니다. 필라테스에서는 기본적으로 바르게 서있는 방법부터 알려주는데요. 생각보다 바른 자세로 서있는 자세를 찾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허리를 폈더니 너무 폈다며 조금 덜 펴야 하고, 어깨를 다 폈다고 생각했으나 어깨가 너무 올라가 있고, 이런 것들을 거울을 보면서 계속 교정을 받습니다. 아직도 바르게 서는 것 자체가 제일 어려운 것 같네요. 그래도 자세를 계속 교정을 받다 보니 일상생활에서도 몸을 의식적으로 곧게 세우거나 어깨를 피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몇 달 전에 찍은 저의 전신사진과 비교해보니 확실히 어깨가 펴졌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호흡이 좋아집니다.
필라테스는 기본 호흡법이 존재합니다. 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숨을 들이쉴 때는 배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를 만큼 깊이 마시고, 내뱉을 때는 갈비뼈가 닫히면서 내뱉으라고 합니다. 한번 해보시겠어요?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 호흡법을 운동할 때마다 계속해야 합니다.
정말 자세는 쉬워 보이는데 호흡법 때문에라도 운동이 어려웠습니다. 갈비뼈를 닫으면서 호흡을 하라는데 당최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숨을 어떻게 배가 풍선처럼 되게 마시는 거지? 싶었는데요. 확실히 일대일로 하다 보니 담당 PT선생님께서 저의 복부, 흉통, 갈비뼈에 손을 대면서 직접 호흡법에 대해서 티칭을 해주셨습니다. 사실 운동이 힘들면 아직도 호흡법은 조금씩 흐트러지더라고요. 그래도 깊이 있는 호흡법을 해서 그런지 저의 얕은 호흡이 조금씩 깊어지고 좋아지는 느낌이 확실히 듭니다.
체력이 좋아집니다.
어떻게 체력이 좋아졌다고 느꼈냐면, 어느 순간부터 피곤이 줄어든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일주일에 2회. 그러니까 일주일에 두세 시간으로 체력이 좋아지려나? 싶었는데, 확실히 좋아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분명 퇴근할 때쯤 되면 피곤해야 하는데, 이상하게 안 피곤했습니다.
사람들은 다들 본인이 어느 정도 일을 하면 피곤하고, 어디까지가 한계치인지 대략 감으로라도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본인이 피곤함을 느끼는 그 기준선이 높아졌다고 해야 할까요? 분명 이쯤 되면 피곤하고 지쳐있어야 하는 게 맞는데, 어느 순간 "어? 왜 안 힘들지?"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태가 좋아집니다.
위에 작성했던 자세가 곧아진다는 내용의 연장선이겠지만, 자세와 태는 분명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태는 그 사람의 분위기까지 담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필라테스를 한 6개월 정도 다니고 난 이후에, 주변 사람들에게 뭔가 모르게 태가 좋아진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다이어트를 하지는 않아서, 몸무게의 변화도 거의 없었거든요. 호흡법을 하다 보면 흉통이 작아지고 허리가 들어가는 효과도 있고, 자세가 곧아지는 것 등 몸의 균형이 맞게 되는데요. 이 모든 게 종합적으로 변화가 있다 보니, 주변에선 태가 좋아졌다고 느끼시는 것 같았습니다.
유산소와 무산소를 동시에 할 수 있다.
필라테스를 요가와 비슷한 스트레칭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필라테스는 명백한 근력운동입니다. 기구로 필라테스를 하게 되면, 생전 처음 느껴보는 근육이 다 아픕니다. 심지어 여기에 근육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몰랐던 몸의 속근육을 자극시켜주고, 단련하다 보니 근육통이 오기도 합니다. 물론 다양한 유산소 운동과 스트레칭까지 같이 하게 되니 효과는 배가 되었습니다.
화장실을 잘 갑니다.
저도 이런 효과를 기대한 것은 아닌데, 호흡법에 의한 것인지 배출? 이 훨씬 잘되었습니다. 전에는 화장실도 자주 못 가고 그랬는데, 소화도 잘되고 가스도 잘 나오고 화장실도 자주 가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피부가 좋아집니다. 안색이 맑아진다고 해야 할까요? PT선생님한테 한번 여쭤본 적이 있는데, 필라테스를 하면 장과 그 근처 근육들이 자극이 돼서 운동하다가도 방귀를 배출하는 분들이 많다고들 하더군요.ㅎㅎ
필라테스의 단점 (+효과를 보지 못함)
다이어트에는 큰 효과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식단을 크게 하진 않았지만, 식습관 자체가 나쁜 편은 아니었는데요. 뭔가 이 운동을 해서 살이 빠진다!라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사실상 속근육을 잡는 것 또한 다이어트보단 교정의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몸의 중추에 있는 척추와 골격 즉 뼈 근처에 있는 근육들을 강화시키고, 제자리에 잘 자리 잡도록 속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필라테스라고 생각합니다. 헬스나 크로스핏처럼 격렬하게 땀을 내뱉는 운동은 아니다 보니 다이어트에는 큰 효과가 없었습니다. 물론, 운동을 꾸준히 하니 살이 찌지는 않았습니다. 만약 식단과 병행을 한다면 효과를 볼 수도 있겠지만요.
근육량이 느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애초에 한 달에 한 번씩 인바디를 꼭 했었는데요. 단백질을 꾸준히 챙겨 먹지 않아서 그런 건지, 근육량이 오르락내리락할 뿐 꾸준한 오름새를 보였다던가 하는 유의미한 변화를 느끼진 못했습니다. 속근육을 강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겉으로 보이는 복부, 허벅지, 다리, 팔 등 근육이 펌핑되는 느낌도 크지는 않았고요. 하지만, 전보다 자세들이 개선되고 횟수가 느는 것을 보면 속근육은 분명 천천히 강화되고 있는 게 느껴졌습니다. 다만, 근육량을 빠르게 키우고 싶다면 헬스를 하는 것을 차라리 추천드립니다.
부상의 위험이 있습니다.
어느 운동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기구 필라테스의 경우 특히 부상의 위험이 존재합니다. 애초에 기구들 자체가 익숙하지 않기도 했고, 몸을 교정하는 운동이다 보니 바른 자세로 운동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바른 자세로 운동이 되지 않느다면 오히려 부상을 키우게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속근육은 써본 적이 없어 단련되지 않은 약한 근육이기 때문에, 초반에는 잘 힘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힘이 잘 안 들어가면 자세가 흐트러지기 마련이고, 이것은 부상으로 갈 수 있겠죠. 따라서 초반에는 일대일로 자세히 코칭을 받으며 운동을 시작하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생각보다 교정이 쉽지 않습니다.
필라테스는 다들 자세교정 운동이라고 알고 있는 만큼, 교정에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일주일에 두세 시간으로 평생 동안 쌓여온 틀어진 자세를 교정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저도 굽은 어깨와 거북목은 어느 정도 교정되는 것을 느꼈는데, 골반이 틀어진 것은 아직도 변화가 없습니다. 애초에 잠을 잘 때 한쪽으로만 누워서 자거나, 짝다리를 짚는다거나, 배를 내밀고 서있는 자세 등 평소의 생활습관이 바뀌면서 동시에 운동까지 해야 서서히 바뀌는 것이 사람의 몸입니다. 그러다 보니, 필라테스로 몸의 교정을 생각한다면 최소 1년 이상은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추천? 비추천?
<추천대상>
체력을 기르고, 몸의 건강한 호흡과 꾸준한 교정 효과를 느끼고 싶은 분들께는 추천드립니다. 단순히 근육이 늘었다. 살이 빠졌다의 느낌과는 다르게, 몸이 점점 개선되고 있는 느낌이 강하게 오는 운동이라고 보시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얕은 호흡이 깊어지고, 몸을 의식적으로라도 바로잡으려 하고, 틀어진 것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느낌이 들거든요. 또, 사무직이라 아무래도 계속 앉아서만 일을 하다 보니 허리가 아팠었는데, 척추 근처 근육들이 강화되니 확실히 허리나 어깨가 덜 아팠습니다. 그리고 필라테스가 끝나면 이상하게 힘든 와중에도 활력이 돌고 개운하고 시원했습니다. 이렇게 몸의 개선과 건강을 추구하고 싶다면 필라테스 추천드립니다. (전 개인적으로 멈추지 않고 계속 다니고 있습니다.)
<비추천 대상>
필라테스로 단기간 다이어트 효과와 근육 증강을 원한다면 추천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헬스로 가시는 게 더 빠르다고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겉으로 보이는 효과는 크다고 느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운동인 만큼 몇 년 동안 하신 분들은 살도 빠지고, 자세가 교정이 되다 보니 부종도 없이 날씬한 몸매를 가진 분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운동으로 천천히 변화된 몸매입니다. 단기간에 극적인 변화를 추구하신다면 필라테스보다는 헬스를 더 추천드립니다.
+ 최근 필라테스 운동 근황 추가
[필라테스 부상의 위험] 필라테스 1년이나 했는데 그만 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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