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기관리

[발표 공포증] "나만 왜 이렇게 덜덜 떨까요?" - 발표 공포증 극복 방법

by 내_화분🌻새싹🌱쑥쑥♧🍀 2022. 3. 19.

최종 면접, 직장 내 발표, 중요한 회의 시 다수가 나에게만 집중하는 숨 막히는 상황은 언제나 있고, 피할 수 없습니다. 저 역시 발표할 때 덜덜 떠는 증상이 너무 심한 사람 중 하나입니다. 완치는 불가능하겠지만, 제가 시도했던 것들과 극복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발표 공포증이 왜 생겼을까?

선천적으로 긴장을 많이 하거나 앞에 나서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성격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떠한 작은 사건으로 인해 트라우마로 자리 잡아 후천적으로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쉽게도 저는 둘 다 해당합니다. 학창 시절 때는 발표 수업이 있거나 선생님께서 손 들고 말하는 것을 종종 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린 시절 한 친구가 소극적으로 발표하는 제모습을 장난 삼아 놀린 적이 있었는데요. 그 이후로 저는 "난 꼭 멋지게 말해야지, 떠는 것처럼 안 보일 거야!"라는 생각에 더 떨었던 것 같습니다. (심장 박동에 옷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친구는 그냥 장난을 친 거였고, 그 시절 저는 장난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는 것뿐입니다. (사실, 친구의 이름도, 얼굴도, 장난친 멘트조차 기억은 안 나고, 상처를 받았던 그때의 감정만 기억납니다.)

그런데도, 그때 느꼈던 수치심, 부끄러움, 민망함, 자책, 후회 등의 감정적 충격이 트라우마로 자리 잡은 것인지 발표 공포증은 성인이 되어서도 고쳐지지가 않았습니다. 그냥 '발표' 자체가 공포이고, 수업을 듣거나 어디 강연을 신청할 때면 꼭 발표가 없는 수업을 골라 들었습니다.

결국, 저의 선천적인 성격과 후천적인 경험으로 발표 공포증이 생긴 것이겠죠. 또한, 발표라는 행동을 할 때의 부정적인 감정(수치심, 부끄러움, 민망함, 자책, 후회 등)이 동반되는 것이 이미 습관처럼 고착화가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그러니 쉽게 고쳐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시도해본 것. [실패]

▶ 스피치학원

몇 개월 동안 비싼 돈 들여서 다녀봤습니다. 결론은 나아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처음에는 저와 비슷한 사람들이 많아서 위안이 되었습니다. 발표하는 상황 자체를 계속 갖다 보니 무뎌지고 익숙해지기도 합니다. 또, 발표가 끝나면 어떤 점이 좋았는지 모두가 칭찬을 해줍니다.

그러나, 스피치학원을 벗어난 완전히 새로운 상황과 새로운 사람들 앞에선 무용지물이었습니다. 가족 앞에서 발표하면 떨림이 덜하지 않나요? 나를 온전히 이해해주고, 틀려도 괜찮으니까요. 스피치학원도 그런 느낌입니다. 처음에야 사람들도 모르고 상황도 낯설지만, 학원을 계속 다니면 사람들도 익숙해지고 비슷한 사람들이니 다 이해해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저희가 부딪혀야 할 발표 무대는 낯설고, 어색하고, 당황스럽고,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루어집니다.

 

 

 

 청심환

주위 사람들도 면접을 볼 때나 발표를 앞두고 청심환을 먹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저도 약국에서 한번 사서 먹어봤는데 효과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떨림은 떨림대로 있고, 정신이 멍해졌습니다. 차라리 안 먹었을 때는 생각이라도 났지, 이건 생각도 안 나고, 떨리긴 떨리고, 머리가 새하얗게 변한 느낌이었습니다.

 

 

 

▶병원 방문

병원에 가서 중요한 발표가 있다고 말하고,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후에 신경안정제를 한 두 알만 처방받아 발표 직전(약 1시간 전)에 먹어본 적이 있습니다. 효과도 좋고 정신도 또렷했습니다. 그런데 매번 이렇게 발표할 때마다 병원에 가서 약을 먹는다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깟 발표가 뭐라고 병원에 와서, 약까지 먹으면서, 멀쩡한 내 건강 해쳐가면서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또, 예상치 못한 상황에 발표를 당장 해야 된다면 방법이 없겠죠. (권장하지 않습니다. 만약 병원을 간다면 전문의와 충분하게 상담을 받아보세요.)

 

 

유의미한 극복 방법. [여전히 실천 중]

 

▶ 1. 대놓고 말한다.

그냥 발표 시작하기 전에 긴장된다고 말합니다. 정신 추스르는 시간도 벌면서, 남들에게도 알리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습니다. 무엇을 알릴까요? '나 지금부터 말할 때 버벅거릴 거고, 목소리도 떨어서 알아듣기 힘들 테니까 알아서 잘 들어줘'라는 메시지입니다. 실제로는 저렇게 말하진 않겠죠. "이렇게 많은 분들 앞에서 발표하게 되니 긴장이 되네요. 잘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정도의 멘트만으로도 충분합니다.

 

 

 

▶ 관찰한다.

타인의 발표를 관찰할 수 있는 순간이 있다면, 발표자들을 한번 주의 깊게 관찰해보세요. 저는 제가 떠느라 정신이 없어서 남들 발표 내용도 귀에 안 들어왔었는데요. 관찰하다 보면 생각보다 떠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게 저처럼 티가 엄청 크게 나는지, 티가 안 나는지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소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은 다 긴장합니다. '오.. 저 사람도 떨고 있구나, 저 사람은 손을 떠네, 저 사람은 다리를 떨고 있네..' 관찰하다 보면 이상하게 위안이 됩니다.

 

 

 

 

▶ 긴장은 나쁜 게 아니다.

중요합니다. 정말 중요해요. 떠는 게 왜 나쁘죠? 왜 수치스러운가요? 자연스러운 거 아닌가요? 살면서 남들 앞에서 말해야 하는 순간이 그렇게 자주 있었고, 우리는 훈련을 받았던가요? 아닙니다. 반대로 생각해보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앞에서 벌벌 떨면서 발표하고 있는 사람을 보면 어떤 기분인가요? 목소리도 흔들리고, 덜덜거리는 게 눈에 보이지만 그래도 열심히 발표하고 있는 사람 보면 응원해주고 싶고, 안쓰럽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지 않나요? 떠는 것을 욕하는 사람도 있겠죠. 그런데 응원해주는 사람이 무조건 더 많습니다.

 

 

 

▶ 사람들은 나한테 관심이 없다.

생각보다 내 존재는 그리 대단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나한테 관심도 없고, 관심이 있었다고 해도 한 시간 뒤면 생각 자체를 안 합니다. 이름? 얼굴? 생각도 안 날 것입니다. '아니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심하게 떠는 거야?'라는 주제로 단 1분 이상이라도 진지하게, 그것도 잘 모르는 사람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안 합니다. 잠깐 스치듯이, '음.. 저 사람은 긴장을 좀 많이 했네.. 근데 오늘 점심 뭐 먹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태반일 겁니다. 그러니 괜찮습니다.


 

 

 

 

글을 마치며..

글이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네요. 저도 아직도 여전히 많이 떨고, 무섭습니다. 검색창에 [발표 공포증 극복하는 방법]을 수도 없이 검색해보고, 질문해보고 그랬던 적이 많았거든요.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요. 그런데 이것도 제 모습인데 어쩌겠습니까. 그냥 그런대로 사는 거죠.
제가 극복 방법이라고 적은 것도 어찌 보면 마인드 컨트롤에 가깝습니다.

정말 고민도 많았고, 아마 저 마인드 컨트롤은 평생 해도 극복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극복 과정 중에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니 이런 저도 직장에 취직할 수 있었고, 긴장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는 경우도 있었겠죠. (우리처럼 긴장 많이 하는 사람들은 준비 하나는 철두철미하게 하잖아요.ㅎㅎ) 자책은 그만하시고, 스스로를 조금 더 아끼셨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은 이미 완성되었으니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