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목화가 한 줌 정도 있어서
크리스마스트리에 함박눈 대신 장식용으로 사용했었는데
하얀색, 연노랑, 연분홍, 진분홍색으로 점점 변해가는 게 신비롭기도 해서 밭 한쪽에 목화씨앗을 심어 보렵니다.
솜이 붙어있는 채로 심어도 새싹이 다 뚫고 나오는데
잘못하면 발아도 되기 전에 썩을 수 있으니
최대한 붙어있는 솜은 제거하고 심을 곳은 배수가 잘되는 곳으로 조금 높게 해서 심는 게 좋습니다.
발아가 안될 경우를 대비해서 여유 있게 심어 튼튼한 걸로 키우면 됩니다.
그 딱딱한 껍질을 깨고 연한 새싹이 나오는 걸 보면 참 신비롭습니다.
꽃말이 '어머니의 사랑' 이랍니다.
고려말기의 학자인 문익점이 중국 원나라에서 올 때 붓통에 목화씨를 몰래 숨겨가지고 왔다고 학창 시절 배운 거 같습니다.
"장인인 정천익과 씨앗을 나누어 재배하였는데 문익점이 심은 건 모두 실패하고
정천익이 심은 씨앗가운데 하나에서
꽃이 피어 100여 개의 씨앗을 얻었답니다." 두산백과 참조
어릴 때 밭에 목화꽃이 지고 목화솜이 하얗게 달리면 하얀 솜으로 펼쳐진 밭 풍경이 아름다웠는데
목화밭에서 목화를 따느라고 허리가 아프기도 해서 어머니께 짜증을 냈던 철없던 시절이 있었네요.
집집마다 목화를 밭에 심어서 해마다 목화솜을 모아놨다
결혼할 때 솜틀집에 가서 솜을 타서
이불집에 맡겨 목화솜이불을 만들어 혼수이불로 준비하곤 했는데
몇 년 동안 모아놓은 목화솜에서 짠내 난다고 안 가져간다고 버리라고 했더니
지금도 가끔 그 아까운 목화를 다 버렸다고 말씀하실 때가 있습니다.
조상 때부터 시집갈 때 목화솜을 모아 이불을 만들어서 그런지
목화하면 왠지 정겹게 느껴집니다.
큰 화분에 심어 창밖 발코니에서 키운 적이 있는데 꽃이 피면 너무 예뻐서 한참을 들여다보고
어떻게 목화나무에서 이렇게 부드러운 솜이 달릴 수 있지 하고 무척 신기하게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목화는 고온다습한 기후를 좋아하고
파종적기는 4월 하순~5월 상순경이랍니다.
8월 초쯤엔 꽃이 피고 지고 열매가 달리는데
9월쯤에는 열매가 영그는 대로 수확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말려서 열매 겉껍질에서 솜만 쏙쏙 빼서 말려야 목화솜이 하얗고 깨끗하답니다.
습기가 차고 잘 말리지 않으면 목화솜이 누렇게 되어 보기 좋지 않습니다.
올해는 밭 한쪽에 몇 개 심어 목화솜으로 방석을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예쁜 꽃이 피면 잠시 휴식할 때 꽃을 보며 힐링도 하고요.
목화솜과 목화씨앗을 보며 글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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